소위라는 계급소위라는 계급
Posted at 2012/02/28 23:03 | Posted in Good_LiTiA/일상소위.
장교.
다이아 하나.
후보생 시절에는 이 다이아 하나가 얼마나 멋있어 보였는지, 소위라는 계급장을 보았을 때의 설렘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소위(少尉)는 말 그대로 적은 벼슬이다. 그렇게 멋있던 계급장도 군에서는 장교 중 최하위 계급에다가, 쥐뿔도 모르면서 너무 큰 임무를 맡겨놓아 멀쩡한 사람도 어리버리하게 만드는 그런 계급이다. 나도 그랬다. 소위라는 결코 낮지 않은 계급이지만, 먼저 임관한 하사들보다도 아는 것이 없고 어리버리한 소위일 뿐이었다. 더 없이 초라하고 어디가서 내놓을 수 없는 하찮은 계급이었다.
소위는 최 하급 장교지만 군 전체 계급으로 보았을 때는 결코 낮은 계급이 아니다. 아버지뻘의 원사들도 갓 임관한 소위라고 무시하지 못한다. 만약 무시하고 상급자 대우를 하지 않는다면 하극상이며 그 부사관은 결코 군인이라 할 수 없다. 낮지만 결코 낮지 않은 계급이 바로 소위다.
소위는 많은 놀림거리가 되는 계급이면서도, 결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계급이다. 갓 임관한 소위들은 참모든 지휘자든 군에대한 경험도 지휘력도 부족하다. 하지만 군에서는 장교라는 신분 하나만을 믿고 소대장이라는 주요한 직책을 맡긴다. 'Band Of Brothers'에서 Jones소위를 보면 임관하자마자 전쟁터에 투입된다. 병사들에게도 무시당하지만 용기를 내어 포로생포작전에 참가하고 성공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이렇게 소위는 아무것도 모르고 임관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빠른 습득력과 책임감, 용기를 지니고 있는 계급이다. 처음에는 무시당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그렇기에 무슨 직책이든 믿고 맡길 수 있는 그런 계급이다.
소위는 모든 계급을 통틀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가장 강하다. 소위는 후보생 또는 생도시절 '소위'라는 계급 하나만 바라보고 모든 시련과 고난을 겪고 극복해낸 존재다. 그렇기에 자신의 계급장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계급에 맞는 책임을 질 줄 안다. 항상 소대원들만을 생각하며 내가 소대원들을 데리고 전쟁에 나가서 승리할 수 있을지만 생각한다. 봉급, 복지, 환경을 따지며 군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계급장에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복무한다.
중위진급을 하루 남겨놓은 지금, 소위라는 계급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하찮았지만 정말 멋있었던 하나의 다이아. 다이아 하나가 늘었지만 '정소위'라는 호칭은 평생 기억하고 싶다.
2012.02.29
소위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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